당신이 매일 걷던 바닷가 산책길, 10년 뒤에도 그대로일까요?
바다는 예전보다 더 자주, 더 깊숙이 육지를 침범하고 있습니다.
눈에 보이지 않게 조금씩, 그러나 확실하게 지구의 해안선은 후퇴 중입니다.
당장은 와닿지 않는 이런 현상을 지금부터 조금 알아보겠습니다.
얼음의 경고 – 녹아내리는 극지방의 현실
지구의 극지방은 현재 가장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지역입니다. 특히 남극과 그린란드의 빙하가 사상 유례없는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어 과학자들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.
● 왜 이들이 중요한가요?
빙하가 녹으면 단순히 눈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, 막대한 양의 담수가 바다로 흘러들게 됩니다. 남극 대륙은 지구 전체 담수의 약 70%를, 그린란드는 약 8%를 보유하고 있죠. 이 빙하들이 일부만 녹아도 해수면은 수 미터까지 상승할 수 있어요.
● 현재 진행 중인 일들
NASA의 'ICESat-2' 위성 데이터에 따르면, 그린란드에서는 연평균 2500억 톤 이상의 얼음이 사라지고 있습니다.
남극도 예외는 아니죠. 특히 ‘웨스트 남극 빙붕’은 내부에서부터 녹아내리고 있어 “되돌릴 수 없는 붕괴”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.
빙하가 빠르게 녹는 이유는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뿐 아니라 해수 온도의 상승 때문이기도 해요. 따뜻한 바닷물이 빙하의 밑면을 녹이며 구조적 붕괴를 유도하고 있죠.
바닷물은 어디까지 찰까? – 상승하는 해수면의 미래 예측
해수면은 20세기 내내 꾸준히 상승해 왔지만, 최근 들어 그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고 있습니다.
● 수치로 보는 현실
1901년~1990년: 연간 평균 1.4mm 상승
1993년~2023년: 연간 평균 3.3mm 상승
2023년 기준: 연 4.5mm 이상 상승 중
이제 단순한 ‘기후 시나리오’가 아닌, 실제 해안 도시들의 생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죠.
● 가장 위협받는 도시들
방콕: 해수면 상승뿐 아니라 지반 침하가 함께 진행 중. 현재 속도대로라면 2050년엔 도시의 40%가 바닷물에 잠길 수 있음.
자카르타: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가라앉는 도시. 인도네시아는 수도를 이전하기로 결정함.
마이애미: 플로리다 해안선이 바닷물에 잠기면서 '고가 주택'들이 수몰 위험에 놓임.
●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
국립해양조사원의 자료에 따르면, 부산과 인천 해역의 해수면이 매년 2~3mm씩 상승하고 있습니다. 2100년까지 최대 1m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되며, 이는 해안가 도시 및 저지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.
막을 수 있을까? – 대응 기술과 국제적 노력들
다행히 과학과 기술은 손 놓고 있지 않습니다. 세계 각국은 해수면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실험하고 있습니다.
● 기술적 대응
인공 방파제 & 수문 시스템: 네덜란드는 거대한 방조 시스템인 '델타 프로젝트'로 해수면 상승에 대응 중.
부유 도시 개념: 몰디브, 키리바시 등은 해수면 상승에 대비해 바다 위에 인공 도시를 건설하는 아이디어를 모색 중.
그린 인프라: 맹그로브 숲 복원, 해안가 염습지 조성 등 자연 기반 솔루션도 함께 진행 중.
● 국제 협약과 협력
파리기후협약은 기온 상승을 1.5℃ 이내로 제한함으로써 해수면 상승을 완화하려는 노력을 포함하고 있어요.
최근에는 '기후 정의(Climate Justice)' 개념이 중요해지면서, 해수면 상승의 피해를 가장 먼저 입는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움직임도 활발해졌습니다.
해수면 상승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.
이미 전 세계 수억 명의 삶과 도시의 존속 여부에 직결된 문제로 현실화되고 있어요.
이 거대한 자연의 움직임에 맞서기 위해서는 과학기술, 국제 협력, 개인의 인식까지 모두가 함께 발맞춰 나가야 합니다.
‘바다의 변화는 곧 우리의 변화’임을 잊지 말아야 할 때입니다.